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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확장된 영화제를 위하여
Beyond CHIMFF, A New Horizon

감독.

7월 13일(토) | 16:00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시놉시스

2015년 프리페스티벌을 시작으로 4회인 올해 다섯번째 개막을 맞이한 충무로뮤지컬영화제. 2019년은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새로운 탄생을 위한 전환점으로, 올해의 포럼에서는 이후 영화제의 성장과 확장을 위한 토론을 진행해본다.



출연

진행 김홍준 예술감독 | 패널 유운성 영화평론가, 변영주 감독, 장지영 국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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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UM M&M


주제 : 새롭고 확장된 영화제를 위하여(Beyond CHIMFF, A New Horizon)
게스트 : 변영주(영화감독), 유운성(영화평론가), 장지영(국민일보 기자)
모더레이터: 김홍준(충무로뮤지컬영화제 예술감독)

일시 : 2019.7.13(토) 16:00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김홍준 예술감독 :제4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포럼 엠엔엠에 와주신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예고해드린 바와 같이 오늘은 ‘새롭고 확장된 영화제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저희가 약 한 시간동안 포럼을 가지고자 하는데요. 저희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프리페스티벌부터 시작해서 올해까지 4회를 맞이했는데요. 여러 가지 대내외적인 여건의 변화 때문에 올해에는 예년에 비해서 영화제 예산도 축소됐고 규모도 줄어들었지만, 이것이 갈등이나 혹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영화제가 새롭게 전환점을 맞이하는 일종의 과도기의 진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상황을 짚어보고 영화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에서 이야기 해주실 수 있는 전문가분들을 모시고 그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데요. 먼저 간단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제일 왼쪽에 변영주 감독님이시고요. 유운성 평론가님. 그리고 장지영 국민일보 기자님이십니다. 저희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특징을 말씀드리자면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많은 영화제들이 영화제를 위한 별도의 조직, 그러니까 재단법인이나 사단법인이 주체가 돼서 지자체 예산을 받거나 혹은 다른 지원을 받아서 조직위원회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저희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그런 형식이 아니라 중구문화재단에 소속된 충무아트센터의 사업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예산은 중구청과 그리고 서울시의 예산으로 이렇게 진행이 되어왔는데요. 그래서 그런 면에서 다른 영화제와 구분되고 우리 영화제는 이 충무아트센터라는 공공극장의 인프라, 네트워크, 노하우, 인력들을 활용해서 진행된다는 영화제뿐만이 아니라 예술축제 중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그런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장지영 기자님께서 공공극장의 개념과 그리고 공공극장으로서의 충무아트센터에서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거기에 대한 최근의 여러 가지 쟁점들을 한번 간단히 큰 맥락에서 짚어주시겠구요. 그다음에 유운성 평론가님은 본인께서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밍도 하셨고 한국 영화제의 역사를 쭉 겪어 오신 분인데요,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우리나라 영화제의 지형도에서는 어떤 위상으로 외부에서 바라보고 있는지, 또 본인께서는 현재의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상황과 내년의 방향에 대해서 어떤 제안이 있으신지 여쭤보도록 하구요. 그리고 변영주 감독님께는 앞 두 분의 발표에 이어서 영화계에 몸 담고 계신 본인의 종합적인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진 후에 저희들끼리 또 서로 물어보고 토론을 하고 또 여러분께도 코멘트 할 시간을 드리면서 한 시간이라는 별로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자유로우면서도 밀도 있는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그럼 장지영 기자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장지영 기자 : 네, 안녕하세요. 저는 국민일보 기자이자 공연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장지영입니다. 방금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다른 영화제와 달리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극장, 즉 중구가 운영하는 충무아트센터의 사업의 하나로서 만들어졌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충무아트센터는 중구가 설립한 중구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죠. 여기 오신 분들은 다 알겠지만 충무아트센터는 한국의 공공극장 중에서도 뮤지컬로 특화된 독특한 극장입니다. 원래 공공극장이 상업적인 뮤지컬로 특화된 것과 관련해 충무아트센터가 설립될 때 비판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왜 충무아트센터를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만들었냐면 한국의 공공극장이 대부분 방만하게 운영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공연예술의 속성상 공공 지원의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제대로 운영되지도 못하기 때문에 ‘돈먹는 하마’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특히나 전속 예술단체가 있는 공공극장의 경우엔 예술적 성과를 비롯해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기는커녕 인건비만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공극장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배경 가운데 하나죠. 그래서 충무아트센터는 설립 당시 외부의 이런저런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속단체를 만들지 않았으며, 극장 회전율을 높일 수 있도록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방향성을 정한 것입니다. 뮤지컬의 경우 장기 공연이 가능하고 어떤 장르보다 관객 점유율이 높거든요. 특히 충무아트센터 설립 당시 한국에서 뮤지컬 시장이 확장일로였던 것도 극장의 방향성을 정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가 됐으리라 여겨집니다. 덕분에 충무아트센터는 현재 어떤 공공극장, 특히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극장보다 관객 점유율이나 극장 가동율이 높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뮤지컬 전용극장인 충무아트센터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첫 프리부터 올해까지 5년째인데,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국내 뮤지컬계와 그다지 접점 없이 운영됐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개선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새로 바뀐 중구 구청장의 문화정책에 따라 충무로뮤지컬영화제에 대한 예산이 삭제되고 충무아트센터 역시 미래가 불분명한 상황이라서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국가이기 때문에 당연히 선거를 통해 지자체 단체장을 뽑게 됩니다. 단체장이 바뀌면 많은 정책이 바뀌는데, 문화예술도 예외는 아닙니다. 게다가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문화예술이 가장 공격을 받는 것 같습니다. 예산부터 바로 깎이죠. 중구의 경우 그동안 자유한국당의 텃밭이었다가 민주당으로 바뀌었는데요. 그리고 새 중구 구청장은 그동안 중구가 펴온 정책들을 점검하면서 새로운 정책들을 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구문화재단과 충무아트센터에 대해서는 그동안 중구 주민들과 괴로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아마 여러분 가운데 신문에서 읽으신 분이 있을 것 같은데, 중구는 지난해부터 그동안 중구에서 열리던 크고 작은 축제들을 없앴습니다. 예산을 삭감하면서 축제가 없어진 거죠. 관객이 많은데다 브랜드 평판도 좋았던 정동야행 축제 예산도 전액 삭감했습니다. 올해 충무로뮤지컬영화제도 중구 예산이 전액 삭제되면서 서울시 예산으로만 규모를 축소해 열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중구 구청장 입장에서는 이런 축제들에 오는 사람들 가운데 중구 주민은 3~5%밖에 안되는데, 세금의 효용가치가 떨어지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가능하면 구민에게 세금이 직접적으로 가기를 원하는 거죠. 실제로 중구의 이런 축제들이 없어진 대신 올해부터 중구의 노인수당이 올랐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물론이고 충무아트센터는 중구 구청장의 방향과 안맞는다는 평가가 내려진 것 같아요.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을 보러오는 중구 구민이 얼마 안된다는 거죠. 실제로 충무아트센터 관객은 다양합니다. 케이팝스타가 나올 때는 해외에서도 오고 있죠. 저는 중구가 충무아트센터 관객에 지역 주민 비율이 적다는 이유로 지원을 줄이는게 안타깝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충무아트센터는 전국 기초 지자체가 운영하는 극장 중에서도 매우 부러움을 받는 극장이에요. 재정자립도 등 효율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특화되면서 한국 뮤지컬계의 중심극장이 됐어요. 심지어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극장이면서도 뮤지컬시상식까지 개최하고 있죠. 이런 위상을 가진 기초지자체 공연장은 없어요. 충무아트센터가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가치를 중구가 무너뜨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뮤지컬과 관련해 좀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그동안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등한시해왔던 뮤지컬계와 관계, 또는 국내 뮤지컬 팬들과의 접점 부족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중구가 지적한 것처럼 충무아트센터가 지역 주민을 위한 노력 부족은 좀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지방의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극장과 서울 같은 대도시의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은 운영에서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대도시에서는 순수하게 동네 극장으로 머무를 순 없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이 좀 더 충무아트센터를 찾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이고 극장 밖으로 나가 지역 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도쿄의 구 단위 공공극장은 공연 중심지로서 역할도 하지만 지역 주민과의 관계도 밀접하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더군요. 충무아트센터와 충무로뮤지컬영화제도 그런 부분을 개선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김홍준 예술감독 :네. 공공극장으로서의 충무아트센터의 의미와 그리고 뮤지컬로 특성화돼있다는 장점을 살려나가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영화제나 극장이 주민들과의 밀착? 이런 데에서 부족했던 점들은 보완할 수 있는 방식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중요한 요지로 제가 이해했습니다. 네. 좀 있다 더 보충말씀 들어보도록 하구요. 유운성 평론가님, 충무로뮤지컬영화제에 어떤 선입관을 갖고 계시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유운성 평론가 : 방금 소개받은 영화평론가 유운성입니다. 김홍준 감독님께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올해를 끝으로 일단 잠정적으로 정리되고 내년에 다른 모습으로 시작하게 된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처음 떠올린 생각은 이런 것이었어요. 오늘날에 여러 영화제들이 국내외에서 열리고 있는데, 조직의 변경이 이루어지거나 없어질 때 많은 경우 그 이유는 지자체와의 갈등 때문이었거든요. 지자체에서 요구하거나 바라는 것과 영화제의 이상과 운영 방식이 충돌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충무로뮤지컬영화제도 그런 쪽인가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몇 가지 세부적인 말씀을 듣고 어제 기사(「뮤지컬영화제 막 내리지만… 새 시작 준비하는 김홍준의 꿈」, 《오마이뉴스》 2019년 7월 12일) 나온 것도 보고 나서 그런 사정 때문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앞서 말씀해주신 대로 중구에서 열리는 영화제가 조금 더 구민들에게 다가가는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중구청 쪽의 생각이라고 들었고 그러면 어떻게 이 행사를 재정비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하고 계신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그런 사정이라면 나름 바람직한 방향으로 고려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개 지자체가 영화제에 요구하는 것은 이런 식이 아니거든요. 영화제라는 것은 지자체의 예산이 상당히 투입되는 행사인데 크게 성공한 다른 영화제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해당 영화제의 규모나 인지도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이보다 크고 화려하고 비즈니스 중심의 행사로 변경하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중구청 쪽의 요구가 그런 쪽이 아니라면 일단은 다행인 셈이지요. 저는 한동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해 왔지만 2012년을 끝으로 이제는 더 이상 영화제에서 일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래머로 재직하던 당시에 저도 이런 고민을 좀 했었어요. 영화제라고 하는 것은 일단 관객들과 시네필들에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영화들을 선택하고 상영해서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지도를 그릴 수 있게끔 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것이 작게는 몇 억원에서 크게는 몇십 억원 대의 예산이 들어가는 행사이니만큼 이런 예산을 투입하는 지자체와 그곳의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도 충실히 제공하는 기능도 해야 합니다. 이런 고민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는지 궁금해서 몇 가지 자료들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중후반 쯤인데 마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영화제들이 많이 생기고 있던 시기였지요. 저는 영화제가 많이 있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왕이면 매일 어디선가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여하간 자료들을 찾다 보니 학계에서는 마침 ‘영화제 연구(Film Festival Studies)’라는 분야가 그 무렵에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와 관련된 연감이라든지 저널도 나오고 있는 중이었어요. 그래서 해당 자료들을 구해 이것저것 읽어 보았는데 그 가운데 흥미롭게 읽었던 것이 마크 페란슨이 쓴 「일단 권력을, 다음엔 돈을: 영화제의 두 가지 모델(First You Get the Power, Then You Get the Money: Two Models of Film Festivals」이라는 글이었어요. 페란슨은 캐나다에서 발간되는 《시네마 스코프(Cinema Scope)》라는 영화잡지의 편집장이고 이제는 영화제 프로그래머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나 <클레어의 카메라>에 단역으로 모습을 비추기도 했고요. 그는 이 글에서 동시대 영화제의 지형도를 크게 두 개의 범주로 나누어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영화제는 두 개의 극 사이에서 움직인다는 것이죠. 한쪽 극에는 비즈니스 영화제가 있고 다른 쪽 극에는 오디언스 영화제가 있다는 것이에요. 업계와 관객이요. 비즈니스 영화제는 그 자체로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인데 입장권 판매 수익에는 크게 의존하지 않는 영화제입니다. 그게 아니어도 스폰서 광고라든지 여러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거든요. 반면 오디언스 영화제는 대부분의 수익이 입장권 판매 수익으로 이루어지는 영화제이죠. 따라서 각각의 영화제가 수익의 주요 원천이 되는 부분, 업계 혹은 관객 어느 한쪽에 보다 집중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흥미로운 분류이기는 한데 당장 의문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영화제들은 어느 쪽도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한국에서 열리는 영화제들의 경우 사실상 수익이라 할 만한 것을 내는 경우는 없고, 행사 운영을 위한 대부분의 경비는 지자체나 국고보조금에서 나오거든요. 스폰서 광고나 입장권 판매 수익은 전체에서 극히 미미한 부분을 차지할 뿐입니다. 한국에서 영화제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돈이 들어가고 소모되는 행사이지 이것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지는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예산의 대부분을 지원받는 지자체나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라 영향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이 취약성이 당장 노출되지는 않을지라도 항상 잠재해 있습니다. 페란슨의 논의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하나 더 있는데요. 그는 비즈니스 영화제와 오디언스 영화제 각각에 관심을 갖는 이익집단을 구분해 살펴보고 있어요. 이러한 이익집단의 유형으로는 배급업자와 구매자, 세일즈 에이전트, 스폰서, 정부나 지자체, 관객, 평론가 그리고 영화감독이 있습니다. 여기 변영주 감독님도 계십니다만, 페란슨은 솔직하게 다음과 같이 씁니다. 어떤 영화제도 감독 중심의 영화제는 없다고요. 비즈니스 영화제이건 오디언스 영화제이건 영화감독은 고려 대상이 되는 이익집단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에 놓여 있어요. 변영주 감독 : 영화감독은 영화제에서 슬로건이죠. 유운성 평론가 : 그렇죠. 변영주 감독 : 네. (웃음) 유운성 평론가 : 마크 페란슨의 글은 대부분의 영화제는 업계 중심으로 움직이거나 관객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하는 전제하에 쓰여진 것입니다. 칸, 베니스, 베를린, 토론토, 그리고 한국의 부산 같은 대규모의 비즈니스 영화제들이 있죠. 이 영화제들은 항상 스스로가 관객을 위한 영화제라거나 감독을 위한 영화제라고 내세우기는 하지만 실은 영화를 사고팔고 거래하는 사람들과 스폰서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적절한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관객이라고 하는 집단은 이런 장사꾼들과 스폰서들이 적절히 축제 기분을 만끽할 수 있게끔 떠들썩한 풍경, 그러니까 백그라운드가 되어 주는 것이죠. 이게 진실입니다. 반면 관객 중심의 영화제는 특정한 주제, 토픽, 취향 이런 것들을 내세워서 그런 부분에 관심을 지닌 관객을 유인하려고 하죠. 좀더 시네필 중심의 영화제부터 정치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영화제까지 스펙트럼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뮤지컬이라고 하는 장르에 특화되어 있는 오디언스 영화제 유형에 속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업계와 관객이라고 하는 두 개의 극을 두고 그 사이에 다양한 영화제들을 배치해보는 방식은 확실히 유용한 측면이 없지 않아요. 그런데 요즈음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 느낌입니다. 업계냐 관객이냐는 문제를 떠나서 영화제가 그것이 열리고 있는 지역의 공간이나 환경과 어떻게 관련되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팩터, 즉 요소로 떠오르고 있거든요. 비교적 최근에 생긴 한국 영화제들 가운데 제천이라든지 무주에서 열리고 있는 일종의 ‘휴양’ 영화제들을 떠올려 볼 수 있죠. 단지 영화를 본다는 것 이외에 영화제가 그 지역의 환경과 어떻게 관련될 수 있는지를 고려하는 문제가 꽤 중요해진 것이죠. 다만 이러한 고려가 지나치게 앞서다 보니 정작 영화제의 상영 프로그램 자체는 과거와 동시대 영화의 지도를 그려본다고 하는 작업과는 거의 무관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꾸려진다는 점은 지적해 둘 만합니다. 영화를 보기 위한 휴식이라기보다는 영화도 있는 휴식이 되어 버리는 거죠. 여하간 김홍준 감독님의 말씀을 듣다 보니 충무로뮤지컬영화제도 단지 일반적인 관객이 아닌 구체적으로 중구의 주민들, 그리고 중구라고 하는 공간과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시점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중구는 일단 앞서 언급한 휴양 영화제들을 모델로 할 수가 없어요. 지역적으로 약간 불리한 것이 있죠. 여기엔 산과 바다, 혹은 호수 같은 것이 없죠. 자연환경이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풍경이나 자연 때문에 휴양을 즐기러 찾아오는 관광객들이나 이들과 관련된 지역 산업과 결합하는 형태는 상상하기 힘들죠. 결국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관객들 일부와 중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간과 환경이라는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여기에 무언가 볼만한 장소가 있어서 찾아오는 이들이 아닌 순전히 영화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객들이요. 여기 혹시 중구청에서 오신 분들이 자리하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영화제에서 일할 때 공무원분들이 영화제가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쓰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는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이분들은 어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그 상영 공간 안에 사람이 얼마나 있고 그곳의 분위기가 어떤지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요. 상영된 작품들을 관객들이 어떻게 보았는지에 대해서도 거의 관심이 없죠. 그저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 메인 행사장 앞에 딸깍이 하나를 들고 서서는 거리에 사람이 얼마나 많이 지나가는지, 즉 ‘유동인구’를 확인하는 거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분이 거리에 서서 무엇을 하고 계신가 지켜 보았더니 좌우로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딸깍이를 한 번씩 누르고 계시더군요. 아, 이런 것이었구나. 이런 게 결국 그 영화제에 대한 관심도라는 것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거죠. 이는 제가 일했던 영화제의 경우에만 국한되는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제라는 것이 이를테면 음악 공연과는 매우 달라서 관심도라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일이 굉장히 어렵거든요. 한국의 많은 영화제들이 야외행사라든지 음악 공연 프로그램을 종종 두는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문학의 경우도 마찬가지지요. 문학이라고 하면 읽고 쓰는 일이 주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일은 전혀 스펙터클하지 않으니까 ‘문학제’ 같은 것이 그럴싸하게 보이려면 결국 시인과 소설가들이 밖으로 나가 외치는 수밖에는 없지요. 실제로 한국에서 시민과 소통하는 행사라고 하면 야외나 거리, 혹은 실내라면 강당 같은 곳에 자리를 마련하고 나서 예술가들이나 기획자들을 불러 거기서 뭔가 외치게 하는 것이잖아요. 저는 중구청에서 그리고 있는 주민과의 소통, 주민과의 접면을 넓힌 영화제라는 것이 이런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충무아트센터라는 장소를 벗어나 중구의 다른 장소에서 영화인들과 뮤지컬 관계자들이 만나 무언가를 도모하고 또 관객도 함께 하는 일을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기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십상입니다. 지역 주민과 만난다는 것이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중구에 가면 사람들이 북적거린다는 말을 듣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는 거죠. 일단 여기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김홍준 예술감독 :네. 이론적인 얘기에 덧붙여 본인의 관찰과 경험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면 변영주 감독님의 직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변영주 감독 : 왜 저는 직설을 해야 합니까(웃음). 그 어찌됐건 영화제에 대해서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건 중구에서 열리는 문화축제인데 중구사람들은 거의 오지 않잖아, 안 오잖아. 라는 화두로부터 한번 시작을 얘기를 해 볼까 해요. 그래서 이제 뭐 결론부터 얘기하면 만약 내년부터 충무로영화제로 가자 라고 생각을 하신다면 저는 충무로라는 말이 이를테면 유령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헐리웃이 헐리웃인 이유는 지금도 헐리웃에서 영화를 만들고 있어요. 거대 세트장이 있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헐리웃의 세트장에 들어가서 영화를 찍고 있고, 종사자들이 그 동네에서 살고 있고. 충무로에는 지금 세트장도 없고 영화를 하는 사람도 없고 할 수 있는 건 뭐냐면 ‘이곳이 옛날에 그 유명했던 배우 그 분이 커피 마시던 다방이야.’ 뭐 이런 건데. 김홍준 예술감독 :다방이 있던‘자리’야. 변영주 감독 : 다방자리야(웃음). 그거는 이를테면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뭐, 마포나루축제. 라고 하면서 결국 음식축제 하는 거처럼 충무로에서 음식축제 하는 거밖엔 안 되지 않나. 저는 개인적으로 이건 정말 사적인 의견입니다만, 한국영화 100년 이러면서 막 난리가 난 것도 되게 웃기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식민지시대 영화가 시작되어져서 이를테면 식민지시대 때 식민지를 유지하게 한 영화법이 1990년대 중반까지 한 글자도 안 고치고 유지됐던 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야 되는 일은 우리는 어떻게 새로운 영화와 만날 것이고 어떤 법체계를 가질 것인가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아 옛날에 이런 영화가 있었대.’ 뭐 이런 그 판타지로 가는 것 자체가 되게 웃기다고 생각을 하는데. 어찌됐건 그 발상을 조금 바꿔야 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고요. 예를 들어서 저는 중구에 충무아트센터가 있다는 것이 되게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을 해요. 그렇죠? 중구에 살고 계신 분들은 뮤지컬을 보지 않아요. 그러면 뮤지컬과 중구는 관련이 없는 건가? 그건 어느 동네나 그렇겠죠. 바꿔 말하면 그렇다면 모든 동네에서 할 수 있는 건 폄하하는 얘기가 아니라 전국노래자랑 유치밖엔 없는 겁니다. 그 지역 사람들이 참여하는 거는 대표적으로 그거 밖에 없으니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이를테면 ‘어, 여기 충무아트센터도 있고 이것이 공공극장인데, 왜 중구의 주민들은 오질 않지?’, ‘우리가 어떤 연결고리를 못 만들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지?’ 이를테면 구에서 그러면 문화예산으로 된 것 중에 표라도 몇 장 사서 나눠드려야 되나? 혹은 아니면 뮤지컬을 이곳에서 한다면 부탁을 해서 우리가 임대료를 조금 그 무대 사용료를 조금 깎아드리는 한이 있어도 그 아트센터 앞에서 뭔가 그 예고편이라도 계속 하든가 아님 뭔가 그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혹은 하다못해 그 구에 있는 다양한 그 시민교육기관들이 있잖아요. 뭐 그 구청에서 하는 것도 있고. 그런 데에 왜 노래교실 꼭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중구고, 충무아트센터가 있으니까 거기 주로 오시는 그 중장년 이상의 분들에게 언제까지 뻔한 노래로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겠습니다. 우리에겐 인프라가 있잖아요. 굉장히 많은 외국의 것을 포함한 한국에 그 뮤지컬들이 한글로 된 넘버들을 되게 많이 갖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래도 중구사람인데.’ 하고 요청을 하고 프로그래밍을 해서 뮤지컬넘버 곡 몇 개를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이 부를 수 있게 유도해본 적이 왜 없는 거지? 이렇게 좋은 중심을 갖고 있는 걸 가지고? 바꿔 말하면 주민들과 함께 한다는 건 그런 거 에요. 근데 어느덧 세상은 계몽주의의 시대가 지났고 날 계몽하려고 하지 마. 날 가르치려고 하지 마. 라는 것에 대해서 순응하면서 그냥 지금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지? 이 사람이 바라는 게 뭐지? 라는 즉자적인 니즈에 반응을 하지. 그 이상을 하지 않는데. 저는 누군가를 계몽하는 것은 그 위험하기도 하고 무리한 일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세상을 보다 더 즐겁게 만들고 싶고 싶다는 각오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정표정도는 세워줘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오른쪽 길로 가시면 이런 걸 즐기실 수 있는데 한번 와보시죠. 왜 우리 동창회 같은 거 할 때도 그 뒤풀이 장소에 바닥에다가 화살표 같은 거, ‘여기에요. 15미터 남았어요.’ 뭐 이정도 노력은 하는데, 왜 그 정도의 노력을 하지 않고 언제나 니즈에 맞춘다고 할까. 여기서 좀 심하게 얘기하면 저는 그래서 어느 날 인류가 망할 것 같아요. 솔직히. 인류가 계속적으로 지구에서 살고 있는 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정신과 정신이 그리고 문화가 진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진화시키기 위해서 익숙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익숙하게 도와드릴 수 있을 것인가. 이를테면 중구의 시민들이 뮤지컬을 거의 안본다면 어떻게 이분들에게 재밌는 뮤지컬을 보여드려서, 이를테면 어느 날 문득 장을 보는 노부부가 탭댄스라도 출 수 있는 어떤 그런 그걸 즐기게 도와주지 않을까. 여긴 이렇게 엄청난 인프라가 있는데. 여러분 동네에 뮤지컬 전용극장 있는 동네 사시는 분 계세요? 없잖아요. 서울에 이런 엄청난 인프라가 있는데. 오히려 고민해야 되는 것은 그 공무원이나 혹은 기획자나 혹은 뭔가 지역에서 문화 활동을 하고 싶은 사람이 고민해야 되는 것은 우리 동네 사람들은 이런 거 안 좋아해 가 아니라 ‘우리 동네 사람들한테 언제 어떻게 해야 이런 걸 즐겁게 먹일 수 있지?’ 라는 그런 마인드로 전환을 시켜내지 않는다면 사실은 전국에 모든 문화행사가 할 필요가 없지요. 왜냐면 대부분의 문화행사는 지역주민들이 참여를 안 하니까. 어렵다고 생각하고. 더불어서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중구에는 또 하나의 인프라가 생깁니다. 중구에서 땅을 제공해서 서울시에서 드디어 그동안 몇 년 동안 계속 말만하던 서울시에서 짓는 시네마테크가 생겨요. 그 시네마테크라는 건 뭐냐면 극장에서 상영하기 되게 어려운 영화 (수익이 안 생기는 영화)를 마음껏 틀고 아카이브를 만들고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부산에 가거나 아니면 종로에 있는 그 시네마테크에만 가야만 볼 수 있는 영화들, 또는 그 되게 독립영화들 이런 것들을 마음껏 상영하는 공간이 중구에 생기거든요. 무슨 얘기냐면 인프라가 또 하나 생기는 거 에요. 그렇다면, 그게 내후년인가? 김홍준 예술감독 :2022년. 변영주 감독 : 2022년. 그러니까 내 내후년이네요. 그 때 까지 우리 살아있으려면 건강해야 되는데. 김홍준 예술감독 :충무로에 생기는 거죠. 변영주 감독 : 예. 충무로에 생긴단 말입니다. 그러면 중구는 엄청난 인프라를 두 개나 갖고 있게 되는 건데, 그렇다면 예를 들어서 왜 그 할아버지 할머니들 폄하하는 거 아니고 맨날 그 종로에 나가셔서 벤허 보고 벤허 보고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본 다음에 다시 벤허 보시잖아요. 하하. 그러면 인생이 재미가 없단 말이야. 그 분들한테 벤허가 만들어졌던 그 해에 만들어졌던 또 다른 영화를 보여드릴 수 있는 이정표를 세우는 일을 왜 안하실까가 제가 언제나 사실은 그 산업적인 영화제 말고, 비즈니스영화제 말고 이런 지역에서 하는 조그마한 영화제를 할 때마다 되게 안타까운 것이. 근데 그게 변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정표만 제대로 써드리면. 그 일본에 그 야마가타라는 곳은 이를테면 거기에 막 대학도 있고 뭐 이런 데가 아니야. 대부분이, 99프로가 농부에요. 근데 거기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하는데 시내에 조그마한 시네마테크를 만들어서 일 년 내내 다큐멘터리 영화나 예술 영화나 실험 영화들을 틉니다. 그러면 어느 날 논 매던 할아버지 할머니나 저녁 땐 할 일이 없잖아요. 한 두 편 보다보면 힘들죠. 처음에는 너무 힘들 거 에요. 저도 힘드니까. 근데 몇 번 보다보면 그거 보는 재미가 생기는 그 순간이 저는 이정표의 의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어느 순간 다큐멘터리 영화젠데 극장 오신단 말이에요. 지가 어려워봤자 내가 저번 달에 봤던 그 영화보다 어렵겠어? 뭐 이러면서 오신단 말이에요. 그런 것들이 지역과 함께하는 거지. 이정표를 잘 세워 주고 뭔가 끌어들일 수 있는 어떤 행사를 더 고민해내는 거지. 이를테면 그 투표가 아니잖아요. 문화는. 다음 중 여러분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1번 뮤지컬. 2번 어려운 영화. 3번 두꺼운 책. 뭐 이래가지고 가는 것은 오히려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저는 개인적으로 충무로라는 어떤 역사적 허상, 이젠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는 오히려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내년에는 우리나라의 뮤지컬 그 쪽과 어떻게 더 전면적으로 결합할 것인가. 또는 뮤지컬영화제라고 쓰고 뮤지컬영화와 관련된 어떤 것들을 더 확산된 영화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왜냐하면 우리가 뮤지컬영화 그러면 디즈니밖에 이제 안 떠오른단 말이에요. 그렇잖아요. 예. 근데 그거 말고도 존재하는 어떤 것을 확산시켜서 서로 상호작용을 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할 수 있는 이정표를 만들어 주는 것이 이를테면 정책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의무는 아닐까? 그러니까 가끔 안 보던 영화도 보고 안 보던 공연도 보고 그럴 수 있는 어떤 것을 향유하다 보면. 이를테면 ‘야, 드디어 여름이다. 올해는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서 영화를 뭘 볼까.’라고 프로그램을 뒤져보게 되는 것 까지를 가게 하는 어떤 이정표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모든 영화제가 그렇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는 저도 오래 산 덕분에 부산영화제나 뭐 전주국제영화제나 혹은 뭐 제천이나 여성영화제나 서울독립영화제나 이제 1회 때 준비하는 과정을 이렇게 보면, 특히 지자체와 대부분 하잖아요. 우리는. 그럼 언제나 두 가지 질문이 나와요. 좀 큰 영화제에서는. ‘우리도 부산 같은 영화제를 하는 겁니까?’ 바다도 없는데. 유운성 평론가 : 심지어 작년에도 겪었던 일이에요. 모 영화제 개막식을 갔는데 지역에서 열리는 작은 영화제인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5년 이내에 부산을 능가하는 한국 제일의 영화제가 되겠다’고 집행위원장님께서 선언하듯 말씀하셔서 왜 그래야 될까, 라는 생각을 실제로 하기도 했습니다. 변영주 감독 : 그 다음 또 하나가 뭐냐면, 지역 주민들과 뭔가를 할 수 있는 영화제. 근데 그게 전자는 그냥 의미 없는 거 에요. 지우면 돼요. 네. 이를테면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근데 두 번째 지역주민과 어떻게 도모하는가는 대부분 되게 단순해요. 영화제 내내 지자체장께서 끊임없이 오셔서 영화를 보세요. 그러면 사람들이 같이 따라서 와서 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어떻게든 사람들한테 이정표들을 잘 만들어 주는 거죠. 대부분 영화제에서 하는 영화는 극장에서 하는 영화보다 어렵습니다. 극장에서 하는 영화만큼 쉽고 재밌으면 영화제에서 틀 이유가 없죠. 극장에서 틀어야지. 근데 왜 우리가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왜 한국 극장은 이 영화만 막 독점으로 많이 틀고 내가 보고 싶은 영화는 안 틀어 주냐. 라고 하는 거에는 분명히 지금 한국영화의 정책에 변화가 필요한 건 분명히 있지만 그 이면을 잠깐 보면요, 여러분들이 그렇게 예매를 하시잖아요. 라는 고민으로부터 시작해야 되는 것.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다른 영화도 관심 있게 만들어 주는 맵을 한 번 만들어 줄까. 라는 고민이 그동안은 전혀 없었던 고민이고. 그것이 이를테면 21세기에 정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해야 되는 일종의 새로운 시대의 계몽 전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년에도 저는 이곳에서 영화제가 어떤 규모이든 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뮤지컬과 영화를 동시에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되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상입니다. 김홍준 예술감독 :네. 열정적으로 말씀해 주셨고 또 정말 여기 있는 저희보다는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경청해야 하는 얘기가 아닌가 하는데요. 장지영 기자님, 두 분의 말씀에서 촉발되는, 또는 연계의 현실과 연관돼서 더 덧붙일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장지영 기자 : 영화제 기간에 야외 퍼포먼스 등을 하는 것을 싫어하시는 거 같아요. 유운성 평론가 : 아, 네. 그 덕분에 영화제 프로그래머 직에서 해임되었습니다. 변영주 감독 : (웃음) 유운성 평론가 : 잠깐 부연해서 말씀드리면, 싫어한다기보다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화가 영화관 아닌 곳으로 가서 영화 이외의 것과 더불어 어떻게 사람들과 만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또한 영화제 기획자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단지 영화제의 여흥을 위해서 영화제 기간 동안 야외에서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것이죠. 그것은 좀 반칙이라고 생각해요. 어떨 때는 그게 더 위주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고요. 물론 지금 생각하면 그때 제가 말을 좀 심하게 하긴 했습니다. 변영주 감독 : 드디어 반성하나요? 유운성 평론가 : 그때 제가 이렇게 말했었죠. 2012년 전주국제영화제가 끝나고 나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한 기자가 ‘영화는 좋았다고 하는데 그 이외의 볼거리가 없다는 얘기가 있는데요’라고 하길래, 그래서 제가 ‘영화제는 말 그대로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지 영화’도‘ 트는 곳이 아닙니다. 마침 지금 한지문화축제와 여수엑스포가 열리고 있으니 볼거리를 찾으시는 분들은 그리 가시면 되겠습니다’라고 답변을 했지요. 그리고 한 달 후에 프로그래머직에서 해임이 되었어요. 여하간 야외에서 하는 비영화 행사에 대해서 영화기획자로서 조금 거부감을 갖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변영주 감독 : 그게 사실 잠깐만, 보충설명을 잠깐만 드리면. 지자체 쪽에서 영화제를 할 때 어떤 생각들을 하냐면 ‘영화제기간에 다 몰아’가 있어요. 그래서 이를테면 저기 장터에서 뭐 팔도음식대잔치도 하고, 왼쪽에서는 뭐 노래자랑대회도 하나 하고. 뭐 이런 식으로 부대, 그러니까 이 행사 상관없는 것들을 자꾸 끌어오는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였을 겁니다. 장지영 기자 : 그런데, 단순하게 영화제뿐만 아니라 공공극장이나 공연예술 지원과 관련해 늘 비용의 문제와 직면하게 됩니다. 잘 아시겠지만 공연 티켓은 영화 티켓보다 비쌉니다. 영화 관람 비용은 만 원에서 만 오천 원 사이지만 뮤지컬 같은 경우는 십만원이 넘기도 합니다. 충무아트센터 중극장에서 하는 뮤지컬 티켓 가격도 몇 만원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공공의 지원이 소수를 위한 게 아니라 다수에게 혜택이 간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요. 영화의 경우 필름을 카피해서 얼마든지 상영할 수 있지만 공연은 라이브 예술이라 1회 밖에 가능하지 않아요. 시간과 공간의 한계가 뚜렷한 게 바로 공연예술의 특징이죠. ‘비용질병(cost disease)’이라고 해서 시간이 흘러도 효율성은 높아지지 않으면서 오히려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해외에서도 공공극장과 공연예술에 대한 공공 지원에 대해서는 비슷한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티켓 값이 고정돼 있지만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티켓재판매 제도가 있습니다. 즉 인기있는 공연의 경우 티켓값이 매우 올라가기도 합니다. 마치 항공사가 직접 판매하거나 여행사를 통해 판매하는 항공권 티켓처럼 유동적입니다. 최근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스타 성악가 나오는 공연 티켓이 200~300만원대 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죠. 물론 로열오페라하우스도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칫 극소수 부유층만 보는 오페라에 왜 세금이 지원되어야 하느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과거에 로열오페라하우스 리노베이션을 위한 복권 발행 당시 그런 논란이 있었죠. 당시 오페라는 자국 문화예술의 하나로 보고 지원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었는데요. 로열오페라하우스는 이런 비싼 공연을 직접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여름마다 하이드파크에서 ‘라이브 필름 페스티벌’을 엽니다. NT라이브나 MET라이브처럼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 오페라와 발레를 상영하는 거죠. 이때 수만명이 보는데요. 이들 중에는 영상을 통해 오페라나 발레에 흥미를 가진 뒤 언젠가 극장에 직접 오기도 합니다. 또한 로열오페라하우스는 평소 학생들에게는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볼 수 있는 정책을 펼치기도 합니다. 다시 충무아트센터로 돌아와서 저는 충무아트센터와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주민을 위한 야외 상영회나 야회 공연 등을 종종 열었으면 합니다. 극장이나 영화제 관계자 중에는 거부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저는 당연히 의무로써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너무 소홀히 한 것이 아닌가 생각돼요. 사실 뮤지컬이란 장르 자체가 주민들을 찾아가기 좋은 장르잖아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시민예술교육에 투자와 지원을 많이 했는데요. 그 안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티 아트나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중구문화재단이나 충무아트센터가 자체 재원이 부족하다면 서울시의 프로그램을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역 주민들에게 뮤지컬을 친근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좀전에 아카이빙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이 남자 스타 배우들과 그 팬들의 영향력이 큰데요. 앞으로는 뮤지컬 팬들이 한국 뮤지컬계 전반에 대해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뮤지컬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한국에 아직도 뮤지컬영화들이 많이 안 들어와 있어서 보기가 어려운데요. 충무아트센터에서 그런 아카이빙을 한다거나 또는 중소형 극장을 이용해서 그런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면 좋겠어요. 아니면 작은 뮤지컬 심포지움이나 스터디모임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홍준 예술감독 :혹시 지금 공공극장에 대해서 얘기했는데요. 유운성 선생님의 글 중에서 기억나는 표현 중 “영화제가 영화가 있는 게 영화젠데 그게 잘못 돼가지고 영화‘도’ 있는 영화제가 되는 것이 문제다”가 떠오르는데, 그런 화두를 가지고 조금 보충을 해주시죠. 유운성 평론가 : 실은 그 발언 때문에 해임된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픈 부분인데요. 마침 아카이빙에 대한 말씀을 하셔서 떠올려본 것인데 저도 한때 꽤 이상적인 구상을 해 본 적이 있어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었죠.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에는 매우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한꺼번에 많은 영화가 소개되는데 영화제가 끝나고 나면 상영작품 대부분은 아무도 볼 수 없는 영화가 되어 버려요. 극장에서 개봉되지도 않고 온라인을 통해서 볼 수 없는 경우도 많고요. 한국에는 굉장히 많은 영화제가 있는데요. 각 영화제 별로 큰 영화제라면 전체 예산의 50퍼센트, 작은 영화제라면 10퍼센트 정도를 떼어내서 그것으로 통상적인 수입업자라면 결코 구매하지 않을 영화들을 공동으로 구매하는 겁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보게 되는 이런저런 ‘부대행사’ 비용들만 모아도 되요. 모르긴 몰라도 이 정도 금액이면 예술영화나 고전영화를 한 해에 적게는 백여 편, 많게는 천 편도 구매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으로 아카이빙을 해서 일 년 내내 그 영화를 상영하고 싶어하는 영화제나 예술영화관 등에 보급하는 것이 영화문화라는 측면에서는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물론 이상적인 구상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상에 비추어 영화제가 영화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고민해 볼 수는 있지요. 영화제들 전체가 결합된 네트워크가 움직여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실제론 어렵겠지만 개별 영화제 각각이 얼마간 이와 관련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죠.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상영작들이나 이곳에서 공연된 것을 기록한 영상물들을 아카이빙해 두고, 영화제 기간이 아니어도 원하는 사람들이 와서 찾아볼 수 있게 하고 가능하면 일부는 다른 영화제나 기관에서도 상영될 수 있게 돕는 거죠. 일정 정도 인원이 되면 작은 규모의 시사실 같은 곳에서 볼 수 있게 장소도 마련해 두고요. 이런 일은 지자체가 약간의 예산을 지원하고 해당 영화제의 의지만 있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야말로 한 예술 공간이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다가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뮤지컬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특별히 이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고도로 지적인 관객이건 그렇지 않은 관객이건 동등한 체험과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르가 바로 뮤지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보다 폭넓게 보면 영화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었지요. 하지만 영화에 아주 관심이 많은 시네필이나 지적인 관객과 그렇지 않은 관객 사이에 정보의 격차라는 것이 있고, 또 이 정보에 의거하지 않고는 이해하기 힘든 영화도 많은 오늘날에는 영화에 있어서도 뮤지컬만큼이나 민주적인 장르는 이제 거의 남지 않았다고 봐도 됩니다. 한편으론 뮤지컬 영화의 매력은 기자님께서 말씀하신 입장료와도 관련이 있어요. 말씀대로 뮤지컬을 공연장에서 본다고 하면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 일단 뮤지컬 영화가 되어버리면 가격 역시 다른 영화들과 다를 바 없는 것이 버리거든요. 뮤지컬 영화는 또한 뮤지컬이기 전에 영화이기 때문이죠. 역시 영화의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입장료가 거의 같다는 것입니다. 상영시간이 세 시간이건 한 시간 반이건, 거장감독의 필생의 역작이건 신인감독의 데뷔작이건 가리지 않고 말이죠. 가령 미술에 있어서라면 요즘에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데이빗 호크니 전은 만 오천원, 신인작가의 개인전은 무료, 이런 식일 터인데 말이죠. 요즘에는 일부 멀티플렉스 극장들에서 입장료 차등화 정책 같은 것을 실행하고 있어서 꽤 불쾌하기는 합니다. 언뜻 보면 최근에는 뮤지컬 장르가 꽤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겨울왕국>이나 <알라딘> 같은 영화들부터 이번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상영작 가운데 하나인 <라라랜드> 같은 영화도 있죠. 한국인들이 뮤지컬을 꽤 사랑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것은 최근에 개봉한 특수한 영화들에 국한된 현상이고 역사적 장르로서의 뮤지컬은 젊은 관객들에게는 뭐랄까, ‘구린’ 장르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노래가 들어간 요즘 영화들 중에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 것이지 장르로서의 뮤지컬이 컨템포러리하다, 동시대적이다라고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장지영 기자 : 저는 오히려 한국 관객보다도 한국영화계가 뮤지컬영화에 대해 거리감을 느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신 봉준호 감독님을 비롯해 많은 감독님들이 이야기하다가 중간에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어색하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하신 걸 읽은 기억이 납니다. 올초 <스윙키즈>를 만든 강형철 감독은 “평소 대사가 아닌 노래 위주로 나오는 뮤지컬영화를 볼 때 민망하고 간지러워서 잘 못 본다”면서 “내가 뮤지컬영화를 연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도 말했는데요. 아무래도 한국 영화계가 오랫동안 리얼리즘에 경도돼 있다보니 판타지를 바탕으로 노래와 춤이 스토리를 이어가는 뮤지컬 형식을 낯설어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그동안 뮤지컬영화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했어요. 과거에 뮤지컬영화라는 작품도 기껏해야 노래가 몇 곡 들어가 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최근 창작 뮤지컬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4편 정도 나왔는데요. 다만 이들 작품들은 뮤지컬영화가 아닌 일반 극영화입니다. 뮤지컬 <로기수>에서 비롯된 <스윙키즈>의 경우 음악이나 춤이 많지만 극영화입니다. 다만 <스윙키즈>의 경우 강 감독님이 뮤지컬을 본 후 뮤지컬의 소재가 된 모티브를 가지고 감독님이 다시 대본을 썼죠. 이번에 창작뮤지컬을 토대로 다섯 번째 나오게 될 <영웅>은 뮤지컬 원작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올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할리우드가 인기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만드는 것과 같은 방식이죠. 국내에서 그런 방식으로 제작되는 첫 뮤지컬영화가 될 듯 합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뮤지컬영화의 희망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2000년대 들어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과거보다 인적 자원 등 인프라가 풍부해진데다 영화화가 될 만한 창작 뮤지컬의 수도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요. 감독님, 영화제 프로그램 가운데 뮤지컬영화를 제작하는...? 김홍준 예술감독 :탤런트 엠엔엠. 장지영 기자 : 네, 뮤지컬영화 사전제작지원 프로그램 ‘탤런트 M&M’을 운영해 왔는데요. 한국에서 뮤지컬영화 제작이 안되기 때문에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시작했는데요. 실제로 한국 영화계에서도 뮤지컬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진 거 같아요. 김홍준 예술감독 :지금 위에 상영하고 있어요. 장지영 기자 :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탤런트 M&M’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계에 자극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영화제가 조금만 더 노력하고, 앞으로 제작자의 의지가 더해진다면 한국에서 웰메이드 뮤지컬영화를 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미국의 경우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가 무척 가깝습니다. 매우 오래전부터 창작자들도 두 분야를 오가면서 활동했는데요. 이에 비해 한국은 뮤지컬계와 영화계의 교류가 거의 없었는데요. 최근 한국에서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조금씩 영화계에서도 뮤지컬계와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또 뮤지컬계 창작자들이 영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했구요. 이제 한국에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될 것 같은 상황에서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그 역할을 중단하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변영주 감독 : 그 덧글 하나 달면 그 영웅은 현재 그 <국제시장>과 <해운대>를 만은 윤제균 감독님이 정성화 배우와 김고은 배우. 그러니까 정성화 배우는 뮤지컬 <영웅>의 타이틀롤을 하고 계신 그 배우를 써서 지금 그야말로 뮤지컬영화를 준비 중에 있어요. 아마 내년에 보실 수 있을 거고. 김홍준 예술감독 :말하자면 <레미제라블> 같은 케이스가 되겠죠. 그러니까. 변영주 감독 : 그렇죠. 김홍준 예술감독 :블록버스터고, 메이저영화고, 대자본이 들어가는. 변영주 감독 : 그렇죠. 그렇다고요. 김홍준 예술감독 :아, 그게 다에요? 변영주 감독 : 네. 김홍준 예술감독 :아 그렇죠. 변영주 감독 : 저는 덧글이라고. 덧글. 덧글. 김홍준 예술감독 :저도 조금 덧글을 달자면 사실 이제 오늘 이제 거의 마무리할 때가 됐는데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그동안 뮤지컬계와의 접점을 찾는 데에 좀 부족했다는 점 인정하구요. 그런데 이제 두 가지 큰 의무가 주어진 것 같아요. 뮤지컬계와의 접점을 더 적극적으로 찾는 것과, 다음에 또 두 분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야말로 영화도 있는 영화제가 아니라 영화가 있는 영화제라는 정체성과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어떻게 지역과 결합하느냐. 또 변영주 감독님이 직설해주신 ‘충무로는 허상이다.’ 그런데 저희는 충무로가 있기 때문에 충무로뮤지컬영화제를 하는데, 허상이면은 사실은 저희 자신도 허상? 변영주 감독 : 사견입니다. 장지영 기자 : 하지만 뮤지컬은 있잖아요. 뮤지컬은. 변영주 감독 : 사견입니다. 네. 김홍준 예술감독 :그런데 그건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을 해요. 오히려 충무로가 실체였다가 허상이 됐지만 이 허상을 실체로 만드는 것이 또 우리 영화제의 역할이다 라는 논리를 저는 오늘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는 가운데 한 가지 제가 생각하는 거는, 뮤지컬영화의 한국에서의 가능성에 투 트랙으로 접근했으면 좋겠어요. 이게 영화인들에게 진짜 해주고 싶은 말인데. 흔히 대중들이 생각하는 뮤지컬은 아주 좁게는 디즈니영화 아니면 <사운드 오브 뮤직>, <라라랜드>, 그리고 또 시네필들이 보기에 뮤지컬영화는 뭔가 서열이 낮은 듯한? 유운성 평론가 : 시네필들 사이에서 뮤지컬은 경시되는 측면이 있죠. 김홍준 예술감독 :저도 뮤지컬영화제를 하기 전까지는 뮤지컬영화는 일종의 사이드 바로 여겼거든요. 그랬는데 뮤지컬영화제를 하면서 자꾸 자기암시를 줘서 그런지 내가 굉장히 편견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해외 영화제를 다니면서 뮤지컬을 찾다보니까 발견한 사실이, 웨스트앤드나 브로드웨이 원작을 뮤지컬로 한 <레미제라블> 류, 또는 옛날 고전 뮤지컬영화를 그 형식을 갖다가 다시 재현한 <라라랜드>, 이런 한 쪽의 트랙이 있습니다. 그 트랙을 따라간다면 예를 들어서 <영웅> 같은 게 있고 <스윙키즈>같은 경우가 원작이 뮤지컬인데 일종의 댄스컬로 바꾸긴 했지만 만약 원작뮤지컬 그대로 갖고 왔다면 그런 노선이 되겠죠. 그런데 상당히 흥미로운 또 하나의 트랙이 있어요. 바로 독립영화로서의 뮤지컬영화에요. 흔히 뮤지컬영화를 장르로 생각하면 일단 제작 규모가 커지잖아요. 리스크가 커지고. 그런데 외국이 경우 독립영화 쪽에 의외로 뮤지컬영화들이 많은데, 일단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비교적 음악과 영상을 결합시키는 것이 예전보다 쉬워졌지요. 그리고 또 새로운 세대들은 영상세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음악세대인 것 같아요. 단순히 이전 세대처럼 팝송을 FM 라디오로 듣는 것이 아니라, 조금 듣다보면 자기가 만들게 되고 그것을 공유하게 되고. 그래서 올해 미장센 영화제 결과가 나왔다고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제가 농담으로 가끔 하는 말이, 우리나라 단편영화에는 모든 장르의 영화들이 다 있는데 아직 뮤지컬영화는 없다. 블루오션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걸 지원을 하고 있는 건데, 미장센 영화제에 뮤지컬영화부문이 생기면 더 이상 우리 영화제의 지원이 필요 없을거다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미장센 영화제에서 각각 다른 장르별로 시상을 하는데 두 편의 영화가 뮤지컬영화에요. 수상직 중 <유월>이 일종의 뮤지컬, 댄스컬이고, <별들은 속삭인다>는 저희 작년도 뮤지컬 단편영화 지원작 이거든요. 그러니까 장르로서의 뮤지컬영화가 아니라, 뮤지컬영화의 포맷을 가져온 다른 장르의 영화, 이것이 주로 독립영화 쪽의 추세인 듯 합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저예산 영화나 뮤지컬을 하는 분들이 처음부터 너무 <영웅> 같은 높이만 바라볼게 아니라, 한편으로 단편영화나 혹은 독립영화 쪽에서 뮤지컬영화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신다면 더욱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영화인들이 잘 모르는 것 중에 하나, 모른다기보다도 조금 무심한 것 중에 하나가 <영웅>이나 <명성황후>나 이런 대작은 아시겠지만 반면에 굉장히 많은 좋은 소극장 뮤지컬들이 있어요. 특히 창작뮤지컬들. 이런 작품들은 충분히 독립영화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사실은 그런 시도의 출발점으로 탤런트M&M을 했고, 고백하자면은 거기에 멘토링 시스템을 한 이유 중에는 뮤지컬하시는 분들이 멘토로 참여를 하시다 보면 그분들도 더 관심을 가질 것이고 또 전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오늘 조금 중구답게 중구난방으로 얘기를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중구난방의 원래 그 사자성어의 의미가, ‘중구’ 대중들의 입이 합쳐지면, ‘난방’ 막을 수 없다, 이런 뜻이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오신 분들이 영화제가 끝난 후에 입소문과 지원, 댓글, 구독 등등을 하신다면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지금까지 오늘 제안됐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좀 더 구체화하고 실행할, 현실화할 수 있는 힘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럼 오늘 관객과의 대화는 시간 관계상 생략을 해야 될 것 같고요. 세분 마무리말씀 듣고 오늘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변영주 감독 : 그냥 이어서 얘기하면 굉장히 파생돼서 고민할 수 있는 게 많은 아이템을 가진 영화제라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 뮤지컬을 자주 보러 다니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얼마나 많은 소극장 창작뮤지컬이 많은지 잘 모르시거든요. 근데 그런 뮤지컬들을 어떻게 보면 영화인과 영화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 수도 있고 그것이 의외로 산업적인 인프라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뭐 어차피 저는 중구에 살고 있지 않고. 김홍준 예술감독 :이사 오셔도 됩니다. 변영주 감독 : 예? 어.. 비싸고. 네. 그리고 또는 뭐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광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문화정책, 예술정책에서 언제나 제가 우려하고 걱정하는 건 청산적인 태도라고 생각을 해요. ‘아 이러니까 이렇게 해야 돼.’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아 주민들이 별로 재미없어 하니까 이렇게 해야 돼.’ 그럼 정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또는 지자체 정책입안자들이 할 수 있는 건 그런 거밖에 없어요. 그 되게 유명한 예능프로그램 우리 동네 유치. 뭐 이런 거 밖에 할 게 없지 않습니까? 근데 그게 무슨 문화정책입니까. 돈 쓰는 거지. 말고 문화정책. 어떻게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계속 꼬시듯 확산시켜 낼 것인가. 그래서 중구에서 시민이 열 명만 뮤지컬을 봤었는데 우리가 막 꼬셨더니 25명이 됐어. 그런 게 행복한 거 아닙니까? 정책이라는 거? 그래서 그런 고민들을 좀 하신다면 되게 재밌는 어떤 것이 중구에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유운성 평론가 : 말씀하신 것을 받아서 이야기하자면, 내년에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어떻게 변모하건 간에 그것이 단지 규모의 확장이나 관객의 증가만을 염두에 둔 변화가 아니기를 바라고요. 한편으로는 뮤지컬영화제라는 포맷을 그저 버린다는 것도 아니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제가 열리는 충무아트센터라는 공간도 엄연히 있고, 이미 4년이나 5년을 운영해 왔다면 그것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데 그 기간 동안 지역 주민들과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과 맺은 관계라는 것도 있을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어떻게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를 이 공간 내부와 외부에서 어떻게 관객들과 만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지 이것을 접고 그냥 국제영화제로 바꾼다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김홍준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동시대 독립영화와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라는 문제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하고 역시 아카이빙의 문제도 중요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 역사적 뮤지컬 영화들은 그저 ‘고전영화’라고 불리는 작품들보다 더 낡게 여겨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느낌을 주는 장르를 동시대 관객들에게 가져가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기도 합니다. 장지영 기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한국영화에서 뮤지컬은 그다지 두드러진 계보라 할 만한 것을 이루지 못했지만, 한편으로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 196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에 나온 뮤지컬, 혹은 유사 뮤지컬 영화들도 적지 않아요. 아시아에서 만들어졌던, 하지만 그간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접근이 어려웠거나 덜 보여진 작품들을 찾아내고 보여주는 일도 중요하지 싶습니다. 여러 가지 할 일이 많겠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지금까지 해 온 일들과의 연계성 내에서 그것을 확장시킬 수 있게끔 중구청이나 유관기관에서 지원을 해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장지영 기자 : 중구가 복지를 중시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것에 대해 저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복지라는 것이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깎아서 지역주민에게 실제로 돈을 나눠주는 방향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문화예술을 더 활성화함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무형의 가치를 지역에 가져올 수 있어요. 사실 중구는 서울의 구 가운데 지역주민이 가장 적거든요. 이런 구일수록 젊은 층이 유입돼 지역을 활성화 시키는 한편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봐요. 충무아트센터가 뮤지컬 중심극장인데요. 케이팝스타가 작품에 출연할 경우 해외 팬들이 많이 찾아오는데요. 중구가 그런 부분을 더 이용하면 어떨가 싶어요. 그동안 중구문화재단과 충무아트센터가 지역 주민과의 접점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하구요. 극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줄이는 방향으로 중구의 정책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앞서도 말했지만 충무아트센터는 국내 기초 지자체 공공극장 가운데서는 운영을 매우 잘해온 극장입니다. 뮤지컬계의 중심극장으로서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구요. 특히나 뮤지컬은 멀티유스가 가능한 장르인만큼 극장 운영, 영화제, 아웃리치 프로그램, 예술교육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르입니다. 이런 뮤지컬 콘텐츠를 더욱 활용하면 극장의 역할과 위상도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내년에도 다시 충무로뮤지컬영화제를 보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홍준 예술감독 :네. 마무리하면서 한마디만 말씀 드리자면, 사실은 올해 한해를 건너뛰고 내년에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혹은 다른 영화제를 할 뻔 했어요. 저희가 올해 예산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고민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제가 작년에 올해 7월 달에 돌아오겠다고 한 것은 관객과의 약속이고 영화계와 뮤지컬계와의 약속이라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를 시작을 했고요. 그러한 어려운 상황을 감출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제에서 저희가 좀 더 과감하게 실험한 것도 있습니다. 일단 전석을 무료로 해서 무료로 했을 때에는 어떤 반응이 오는지도 봤고. 또 지정좌석제를 폐지해서 좀 더 운영에 효율성을 기해보기도 했는데 그런 여러 가지 실험 끝에 오늘 이제 폐막만을 남기고 있는데요. 영화제 전에는 과연 올해 영화제의 이런 시도들이 어떤 반응을 받을까, 또 저희가 포럼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올 수 있을지 굉장히 두렵기도 하고 궁금해 했는데, 제가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영화제 폐막식이 끝나는 오늘 그리고 내일부터 내년 영화제를 준비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이 영화제가 끝난 후에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오늘 포럼을 녹취한 것을 저희가 텍스트로 만들어서 조금 다듬은 후에. 변영주 감독 : ‘충무로는 허상이다’ 빼 주세요. 김홍준 예술감독 :네. 빼겠습니다. 검열. 삭제. 그래서 나중에 직접 빼시고. 유운성 평론가 : 그거야 말로 꼭 들어가야 될 것 같은데요. 김홍준 예술감독 :저희가 다 보내드리니까 직접 빼시면 되고요. 원래 뜻을 크게 거스르지 않는 한에서 윤문하시면 됩니다. 영화제 끝난 후에 저희영화제 사이트에 들어오시면 홈페이지에 역대영화제의 포럼들도 전부 녹취가 올라와 있으니까 그런 아카이빙에 대한 것은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영화제가 계속되는 한 계속 할 겁니다. 네. 그러면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고요.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