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영화제 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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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준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프리페스티벌을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금 진행할 프로그램은 여러분들이 아시는 대로 ‘포럼 엠앤엠(Forum M&M)’이란 이름으로 뮤지컬 전문가와 영화 전문가가 만나서 뮤지컬과 영화의 접목에 대해 함께, 자유롭게 얘기해보는 그런 시간이고요, 올해 프리페스티벌에서는 조촐하게 시작하지만 좀 더 많은 참여와 교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 사회를 맡은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예술 감독 김홍준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 나와 주신 두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제 왼쪽부터 방금 보신 <미녀는 괴로워>의 프로듀서 원동연 대표님입니다. 그리고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뮤지컬 쪽에서 여러 방면으로 활동 중이신 원종원 교수님이십니다.
원종원
네, 반갑습니다.
김홍준
그러면 먼저 <미녀는 괴로워>라는 작품이, 아시다시피 만화가 원작인데, 사실은 원작이라기 보단 어떤 모티프를 거기서 가져왔고, 여러분도 지금 보셨다시피 이 만화가 영화가 됐고, 뮤지컬이 됐고, 이렇게 영화와 뮤지컬의 좋은 협력이 이뤄졌는데, 그 과정에 대해서 원동연 대표님께서 말씀하시는 걸 듣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영화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요.
원동연
예, <미녀는 괴로워>는 한국에서 제목이 ‘미녀는 괴로워’고요, 원래 일본 원작은 ‘칸나 상 대성공입니다’라는 일본 만화 원작이었는데, 같이 일하는 여성 프로듀서가 “대표님, 이거 영화로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해서 저희가 2002년 일본 고단샤 출판사에서 판권을 구매했는데요, 장장 4년에 걸쳐서 감독이 세 번 바뀌고 시나리오 작가도 바뀌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결과가 성공했지만, 만드는 과정은 일반적인 기준에서 볼 때 실패한 경우입니다. 김용화 감독이라는 작가 겸 감독이 이 작품을 연출하기로 해서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영화가 만들어진 다음에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가 만들어진 것이지요.

저희가 이 영화를 만들 때, 솔직히 말하면 이걸 뮤지컬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습니다. ‘블론디’의 데보라(데비) 해리 원곡의 ‘마리아’도 그렇고, 이재학 음악감독이 만들어서 삽입한 노래들이 큰 반향을 일으켜서 아주 많은 제안을 받았어요. 저희가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투자는 최근에 <암살>을 만들었던 ‘쇼박스’로부터 받았는데,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저희와 충무아트센터, CJ 그리고 뮤지컬 전문 제작사인 쇼노트가 함께 한국에서도 만들고 일본에서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도 그 전에는 영화를 만들면서 뮤지컬까지 기획한다거나 하는 생각을 못 했어요.

<미녀는 괴로워>를 만든 이후에 지금 제작하고 있는 영화는 <신과 함께>입니다. 이 영화는 웹툰 ‘신과 함께’를 기반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녀는 괴로워>는 영화를 만들고 나서 뮤지컬이 나왔고, 지금 만들고 있는 <신과 함께>는 영화는 2017년도에 나올 예정이지만 뮤지컬은 올해 나왔습니다. 그렇게 저는 뮤지컬과 두 번의 인연을 갖게 되었습니다.
김홍준
'신과 함께'는 3부작 중에 ‘저승 편’이 먼저 뮤지컬이 만들어져서 공연이 됐죠. 저도 가서 그 공연을 보고 왔는데, ‘신과 함께’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나누기로 하고요, 원종원 교수님께서는 ‘미녀는 괴로워’ 뮤지컬을 보셨나요, 충무아트센터에서?
원종원
네, 제가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좋아했고요, 마침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이 이 영화 원작의 뮤지컬 공연이 올려져서 많은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김아중 씨가 워낙 예쁘고 연기도 잘해서 과연 무대에 어떤 배우가 나올까가 초유의 관심사였는데요, 여러분께서도 잘 알고 계실 그룹 ‘SES’의 멤버였던 바다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뮤지컬을 보면서 내가 지금 바다의 콘서트를 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영화를 무대화한 그 작품을 보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아주 독특했던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홍준
뮤지컬 전문가를 모셨으니까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미녀는 괴로워>의 뮤지컬 버전이 어떤 장단점이 있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사실 이 작품의 원작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라이선스 뮤지컬이 아니라 창작 뮤지컬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의 창작 뮤지컬로서의 가능성과 보완해야 할 점 등 느끼신 게 있었으면 좀 말씀해주시죠.
원종원
사실 요즘엔 뮤지컬과 영화의 만남이 굉장히 잦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초창기에 서구 역사를 보면, 1950년대에서 6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건 무대에서 올려졌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든지 <왕과 나>, <마이 페어 레이디>같은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고, 이런 작품들을 할리우드의 자본가들이 영화로 만들게 된 거죠. 사람들이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서 뮤지컬 영화가 등장을 하게 됐습니다. 이런 뮤지컬 영화가 인기를 누리다보니까 무대에서 올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뮤지컬 영화들까지도 만들어집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는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 <메리 포핀스>, <치티 치티 뱅뱅> 등입니다. ‘치티 치티 뱅뱅’을 많은 학생들은 이효리 노래로 알고 있는데요, 이것도 원래 뮤지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동차 이야기가 담긴 작품입니다. 이런 뮤지컬 영화들이 만들어지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었죠. 그래서 우리나라의 중장년층 중에서 ‘뮤지컬’ 하면 뮤지컬 영화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1950~60년대에 만들어졌던 뮤지컬 영화를 통해 뮤지컬을 접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과거의 1950~60년대 뮤지컬 영화의 전통이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갔다면, 지금은 콘텐츠가 스크린에서 무대로 갔습니다. 또, 무대가 스크린이 되기도 하고요. 요즈음엔 영화가 뮤지컬로 만들어졌다가, 그것이 다시 뮤지컬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는 다양한 흐름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관객 입장에서는 자기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을 무대에서 다시 보는 것이기 때문에 두려움이랄까요, ‘내가 과연 10만 원을 내고 공연장에 가서 보는 내용이 나한테 맞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영화로 봤으니까요. 하지만 영화와 무대는 굉장히 다릅니다. 왜 다르냐 하면, 물론 우리 원 대표님도 너무 잘 아시겠지만, 연출가가 의도를 갖고 샷을 구성하는 것이 영상의 문법이라고 한다면, 무대의 문법은 완전히 다릅니다. 시공간적인 제약도 있고요. 무대에서 문법은 실제로 배우들이 자신의 몸과 소리와 몸짓을 통해 이야기를 형상화해야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알고 있는 얘기지만 무대를 통해 경험했을 때 굉장히 색다른 체험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기 있는 영화, 과거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들이 무대에서 뮤지컬화 되는 과정들을 거치고 있습니다. <선셋 대로> 같은 빌리 와일더의 명작도 무대화돼서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현상을 보면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들도 꼭 무에서 유를 창조할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은, 한류의 인기를 누렸던 콘텐츠를 가져다가 무대화하는 게 쉽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무래도 오랜 세월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가 아닐까합니다. 그래서 원동연 대표님이 만드신 <미녀는 괴로워>는 영화로도 큰 인기를 누렸지만 창작 뮤지컬 소재로도 강점을 갖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특히 삽입된 음악이 좋았던 작품이거든요. 그런데 음악을 즐기는 것에 있어선, 뮤지컬만큼 무대를 통해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르가 또 없거든요. 뮤지컬로 만들어진 <미녀는 괴로워>는 영화와 뮤지컬의 환상적인 궁합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홍준
지금은 저희가 여기서 영화제를 하고 있지만 이곳은 공연이 올라가는 충무아트센터인데요, 이제 앞으로도 영화제로도 충무아트센터이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충무아트센터은 지금 한국 뮤지컬, 그 중에서도 창작 뮤지컬을 대표하는 곳으로 정체성을 쌓아가고 있는데, ‘미녀는 괴로워’도 여기서 공연됐었고, 여기서 이런 대화를 시작한다는 것이 저로서는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오신 여러분들은 역사의 한 순간을 함께하고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원 대표님께 질문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저도 원래 영화인이지만 영화가 기획되는 과정과 공연이 기획되는 과정을 보면 많은 차이가, 작게는 스텝들 등 관계자들의 문화적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먹는 것도 다른 것 같고, 좋아하는 식당도 다른 것 같은데, 이렇게 영화 쪽의 제작경험을 바탕으로 뮤지컬 제작에 처음 손을 대셨을 때, 어느 정도 개입을 하셨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말하자면 ‘영화 제작자가 뮤지컬 제작에 처음 뛰어든다면 이러이러한 충고를 해주고 싶다’하는 차원에서의 말씀을,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원동연
먼저 제가 캐주얼하게 농담처럼 얘기하자면 저는 영화제작보다는 연극 제작이나 뮤지컬 제작이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제가 뮤지컬 만드는 과정을 옆에서 바라보고 연극 만드는 데도 바라보면, 그쪽은 회식을 할 때 돈을 모으더라고요. 각자 돈을 갹출해서 회식을 하더라고요. 영화 쪽에서 회식할 때는 다 제가 내거든요.
김홍준
가끔 스타 배우가 와서 쏴주기도 하고.
원동연
예, 가끔 그러기도 하는데, 연극 쪽은 배우들도 가난하고 제작자도 가난하고 해서. 이건 농담이었고요. <미녀는 괴로워>가 뮤지컬로 제작될 때, 저는 거의 뮤지컬에 문외한이었고, 제작은 쇼노트라는 뮤지컬 전문회사가 맡아줬기 때문에 저는 그냥 지나가면서 지켜봤어요. 이런 식의 제작에 있어서 조금 딜레마 같은, 딜레마라기 보단 고민되는 것들이, 저희 같은 경우는 <미녀는 괴로워>라는 영화를 먼저 만들었고, 이 영화가 뮤지컬화가 됐는데, 뮤지컬이 확실히 영화보단 조금 미니멀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화를 제작할 땐 카메라를 갖고 로케이션에 나갈 수도 있고, 세트를 지을 수도 있고 콘서트장도 다 만들 수 있지만, 뮤지컬은 제한된 스테이지 안에서 영화로 구현되었던 부분들을 다 보여줘야 한다는 한계가 있어요. 공간적인 한계 때문에 조금 이야기가 미니멀해진다는 점이 있었죠. 하지만 아까 원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뮤지컬은 영화와 달리 현장감이 있습니다. 이건 라이브로 ‘마리아’라든지, ‘별’이라든지 ‘뷰티풀 걸’처럼 익숙한 노래를 현장에서 듣는다는 것입니다. 익숙하게 들었던 걸 무대에서 들을 때 오는 전율 같은 건 굉장한 매력으로 느껴졌습니다.

제가 지금 만들고 있는 <신과 함께>라는 영화도 그런데, 같은 줄거리를 가진 뮤지컬이 미니멀해질 수밖에 없는 게 있습니다. 영화 <신과 함께>에선 저승 같은 걸 굉장히 화려하게 제작비를 굉장히 많이 투하해서 보여 줄 예정인데, 그런 부분이 뮤지컬에선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잘 절충해 나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게 뮤지컬과 영화가 제대로 접목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뮤지컬화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미니멀하더라도 밀도 있는 뮤지컬이 영화화 되었을 때 공간이나 인물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선 제약이 없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맘마미아>와 <레미제라블>인데요, 사실 뮤지컬이 먼저 나와서 한국에서도 4백만, 5백만이 넘는 관객이 동원되는 뮤지컬 시장을 보여줬습니다. 제 개인적인 관심사는 완전히 사견임을 전제로 해서, 뮤지컬을 영화화시키는 것이 오히려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김홍준
두 분 말씀을 종합해보면 지금까지 한국에서 영화와 뮤지컬의 관계는 성공한 영화가 영화의 인기나 또 그 영화에 나온 음악 등을 바탕으로 해서 일종의 스타 마케팅과 함께 뮤지컬을 만든 것이 성공사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 대표님이 말씀하신 건 반대로 어떤 뮤지컬이 킬러 콘텐츠로서 먼저 만들어지고 그것이 영화로 확대되고 확장되는 걸 보고 싶단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 원 교수님께 묻고 싶은 건, 뮤지컬은 예술인 동시에 산업이고 영화도 이 부분에 있어선 마찬가진데, 우리나라에서 보면 저도 그런 세대에 속하지만 영화가 산업으로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게 된 건 불과 한 20년 전이거든요. 그래서 지난 20년 동안에 올해도 벌써 천만 영화 두 편이 나오지 않느냐고 할 정도로 한국영화가 규모가 커졌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죠. 그러면서, 말하자면 산업화 과정을 밟아왔는데, 원 교수님이 보시기에 우리나라 뮤지컬 산업은 어느 정도로, 국내에서는 영화와 기타 분야와 비교하면, 혹은 해외의 사정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의 수준이나 규모에 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종원
사실은 뮤지컬을 두고 이야기하자면 지금 단일 장르 중에선 가장 빠르게 대한민국에서 성장을, 저는 성장보다는 팽창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쓰는데요, 팽창을 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뮤지컬 분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기자였던 시절에는 신문사에서 영화 티켓을 나눠준다고 하면 사람들이 공짜 영화 티켓을 받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마 영화 티켓을 준다고 하면 아무도 줄을 서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가 많이 대중화가 됐기 때문에, 한 장 정도 사서 보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거나, 과거처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는데요. 요즘엔 뮤지컬 티켓을 준다고 하면 사람들이 줄을 설 것 같습니다. 제가 뮤지컬 평론을 한다고 하면 제일 먼저 듣는 게 티켓 달라는 얘기입니다. 평론가가 티켓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뮤지컬이 90년대까지만 해도 배고픈 공연예술 장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무대에 출연했던 배우가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면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었죠. 네가 예술을 버리고 돈을 선택했구나, 변절자다, 하는. 어떻게 보면 웃지 못 할 일들도 많았습니다. 성악을 전공했던 사람 중에는 선생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대에 진출하는 그런 우스운 일도 있었고요.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뮤지컬이 처음 올려질 당시에는 제가 그 작품 번역을 했었는데요, 오디션을 볼 때 한 음대 성악과 교수님이 제자들에게 전부 원서를 내지 마라, 내가 나갈 것이기 때문에, 라고 말을 하고 오디션에 오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분이 물어보시더라고요. “내가 주인공을 하려면 누구를 만나야 하느냐”라고요. 그래서 제가 “교수님,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시나요?”라고 물으니 40대 후반이라고 하셨어요. 주인공이 열여섯 살인데. 하지만 우리나라 뮤지컬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오페라의 유령’이 사실은 전대미문의 흥행을 기록했고, 제작비가 약 140억 원이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2001년도에 막을 올렸습니다. 이 작품이 LG 아트센터에서 공연됐었는데, 4개월 공연 끝에 매출은 190억을 올렸습니다. 4개월 만에 50억을 남긴 거죠. 그 이전까지만 해도 가난한 예술이라고 생각했던 뮤지컬이 이제는 잘 만들면, 규모 있게 만들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게 됐고요. 그 이후에 우후죽순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형 작품들이 우리나라에 소개가 됐습니다.

지금 2015년까지, 2001년에서 15년 동안 뮤지컬 시장은 거의 매해 14%에서 15% 가량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일 규모로서는 영화에 비하면 아직 작은 외형을 갖고 있지만, 문화산업 분야에서 매해 두 자리 수 퍼센티지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분야는 아마 제가 알기로는 뮤지컬 분야가 유일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뮤지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니까 성장통도 많이 경험합니다. 우리나라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빠른 경제 성장을 하면서 많은 사회적인 문제를 겪은 것처럼 뮤지컬 분야도 큰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뮤지컬이 서양에서 상업화돼서 시장으로 성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한 150년 걸렸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15년 동안 150년의 성장을 다 한꺼번에 건너뛰고 있어서 그 때문에 어려움도 굉장히 많은데, 저는 이렇게 뮤지컬이 영화와 원활한 교류가 이뤄지고, 말씀하신대로 영화가 뮤지컬이 되고 뮤지컬이 영화화 되는 것 등 다양한 실험들이 등장하게 된다면 한류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뮤지컬도 큰 활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영화에서 뮤지컬로 어떤 전이가 이뤄지는,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요, 영화가 성장하고 뮤지컬도 같이 성장하는 것을 기대합니다. 뮤지컬이 성장했을 때 그 소재를 활용해서 영화화 한다면, 뮤지컬과 영화가 같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래서 뮤지컬과 영화가 커피와 홍차가 아니라 커피와 프리마의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지금 문화산업의 큰 특성이자 아마 우리 충무아트센터에서 하는 충무로뮤지컬영화제에서도 많이 생각하고 또 고민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김홍준
저도 충무로뮤지컬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새삼 뮤지컬 공부를 좀 했거든요. 교수님이 쓰신 책도 형광펜으로 밑줄 그으면서 읽기도 하고 그랬는데. 뮤지컬이라는 게 단순히 자본이 있고 문화적 전통이 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뮤지컬이라고 하면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 딱 두 군데라고 말씀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제 FACP(The Federation for Asian Cultural Promotion :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 모임에서도 아시아 각 나라 분들 말씀 들어보니까 뮤지컬이 없는 나라는 없더라고요. 또, 다들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과연 서울이, 혹은 충무아트센터이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 이어서 제3의 뮤지컬 허브가 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정말 허망한 망상일까요?

한편, 제가 20년 전에 처음으로 해외 영화제에 프로그래머로 갔을 때에 한국영화라 그러면 너네도 영화 찍냐, 하는 반응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한 10년쯤 뒤에 칸에 가면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너희 발전 비결이 뭐냐, 나한테만 가르쳐 줄 수 없냐.’하는 반응이었는데 뮤지컬에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말이 좀 길어졌는데, 지금 ‘신과 함께’에 대한 얘기로 좀 넘어가보자면, 지금까지 뮤지컬과 영화가 장르의 구분이 있고, 뮤지컬이 영화로 가고, 영화가 뮤지컬로 가는 어떤 수직적인 관계였다면, 원-소스 멀티-유즈라는 말도 있듯, 하나의 소스에서 처음부터 이런 것들을 다양하게 기획하는 것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게 쉽지 않거든요. 저도 영화 <신과 함께>를 되게 주목하고 싶은데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성공하고 있고 한국에서만 개발해낸 게 웹툰입니다. 마치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우리가 서구에서 가져 온 것이었다면, 앞으로 웹툰이 외국에서 유행한다면 그 원전이 한국이라고 알려지게 되는 거거든요. 웹툰이라는 것에서 출발한 ‘신과 함께’가 영화와 뮤지컬로 동시에 기획된 과정이 궁금하기도 하고, 또 거기에서 어떤 가능성을 볼 수 있는지 먼저 원동연 대표님께 여쭤보고, 이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원동연
한국 영화계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주셔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맨날 영화하면 배고파요, 좋은 대학 나왔는데 연봉을 200만 원 받았어요, 이런 얘기를 하는데, 사실 구분해야 하는 게 상업영화와 다양성 영화입니다. 상업영화는 제작비가 평균 50억이 넘거든요. 그러니까 상업영화에 진출하는 사람들은 배고픈 사람들이 아닌데 호도가 되고 있어요. 한국상업영화 평균 제작비가 50억이 넘고 지금 진행 중인 <신과 함께>는 제작비가 200억입니다. <신과 함께>는 <암살>보다도 더 큰 예산을 갖고 있는, 한국 영화사상 <설국열차>를 뺀 국내 자본으로는 아마 가장 큰 예산으로 진행되는 영화입니다.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가지고 이런 큰 예산이 드는 영화를 제작한다는 게 사실 조금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웹툰이라는 검증 받은 장르의, 네이버 웹툰 역대 5위 안에 들었던 작품이었다고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저희가 <신과 함께>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신과 함께’를 바탕으로 제가 영화와 뮤지컬을 동시에 기획한 건 아닙니다. 저는 ‘신과 함께’가 웹툰에서 연극으로, 그 다음에 뮤지컬로 나오는 게 어떻게 보면 파일럿처럼 여겨졌습니다. ‘아, 이게 텍스트와 함께 봤던 웹툰이라는 것이 다른 방식으로 시각화되었을 때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까’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작가가 플랫폼의 순서에 대해서 저희에게 이의를 제기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드라마로 ‘신과 함께’가 나와 버리면 드라마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제가 드라마와 영화 판권을 동시에 샀고, 연극과 뮤지컬은 주호민 작가님이 하시는 대로 하시라고 했어요. 저는 연극과 뮤지컬이 하나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생각했거든요. 다행히 연극도 그렇고 뮤지컬 ‘신과 함께’도 전회 매진을 기록하는 대단한 인기를 얻어서 이 이야기가 대한민국 관객들에게 호감을 사는 부분이 있구나, 하고 안도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큰 예산이 들어가는 영화를 곧바로 영화로 만들기보다는 조금 유사한 장르에서 해당 이야기에 대한 관객의 호응도 같은 것들을 보고자 합니다. 물론 영화와 뮤지컬은 만듦새가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신과 함께’ 연극과 뮤지컬이 굉장히 저희한테 유의미한 자료를 남겨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원종원
흥미롭게도, 지금 저는 아무래도 뮤지컬 평론가로 활동하다 보니까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린 뮤지컬들을 보면 오리지널 원작인 작품들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거의 원 소스를 다른 곳에서 빌려온 경우가 많죠. 우리나라에서 작년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역시 우리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되었던 ‘프랑켄슈타인’의 원작은 잘 알려진 소설이죠. ‘지킬 앤 하이드’ 역시 소설이 원작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영화가 원작인 작품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고스트’ 같은 작품은 영화계에서 대단한 논란이 있었던 작품입니다. 직배파동이 있었고, 영화관에서 뱀도 풀고 그랬던 기억이 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가 다 팔렸습니다. 그리고 뮤지컬로 만들어졌습니다. 실제 배우가 쓰러졌는데 그의 영혼이 일어나서 자기 영혼을 보는 장면은 무대에서 홀로그램으로 표현됐습니다. 애니메이션도 뮤지컬로 만들어졌습니다. 디즈니가 만든 ‘미녀와 야수’가. 야수가 하늘을 빙글빙글 돌다가 무대로 내려오는 장면에서 빠르게 변합니다, 왕자로. 그 공연을 열다섯 번쯤 봤는데 야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데이빗 카퍼필드와 작업을 했던 마술 팀이 무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뮤지컬 같은 경우에 원 소스를 가져다가 변화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변화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동종교배, 또 하나는 이종교배. 동종교배는 무대에 올려졌던 콘텐츠를 가져다가 뮤지컬로 만드는 경우입니다. 이건 굉장히 어렵습니다. 무대를 통해 표현이 된 것은 비슷한 문법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페라를 가지고 뮤지컬을 만들 때, 이야기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린다든지, 형식을 바꿔버린다든지, 끝의 결론을 바꿔버린다든지 합니다. 동종교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종교배를 할 경우엔 그것보단 용이합니다. 재미를 만들어내기 좋다는 것이지요. 영화와 뮤지컬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신과 함께’ 같은 경우엔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먼저 무대로 만들어진 이야기가 영화화가 되었을 때 굉장히 다른 재미를 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영화는 보통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죠. 무대는 그보다는 예술적인, 심미적인, 탐미적인 부분에 신경 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소스지만 다르게 만들어진 작품이 주는 재미는 색다르고 이색적일 것입니다.

사실 서양에서 보면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어서 그 콘텐츠가 내는 부가가치를 확대시키고 극대화시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영화가 뮤지컬 소재로 쓰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보고요, 영화와 뮤지컬이 동시에 만들어지면 관객들이나 소비자들이 그걸 즐겨 애용할 때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같은 소스를 갖고 영화를 만들었을 때 어떤 다른 재미를 줄 것인가에 보다 많은 중점이, 중심이 아이디어가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레미제라블>을 봤는데 러셀 크로우 같은 음치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하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건 굉장히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분명히 15만 원을 내고 ‘레미제라블’ 공연을 보라는 얘기입니다. 영화는 노래를 들려주는 게 아닙니다.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만드는 거죠. 그래서 <맘마미아>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이 노래를 못하는 걸 보면, 저는 그런 게 굉장히 치밀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요. 원 대표님이 만드시는 <신과 함께>도 무대와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지면 흥행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동연
<신과 함께>는 그 내용이 이미 웹툰으로 무료로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뮤지컬이나 연극으로 먼저 나가면 영화를 기획하는 저희로선 조금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 판권을 저희가 구매해서 연극이나 뮤지컬을 못 만들게 하고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지만, 전혀 다른 내용과 전혀 다른 시각으로 영화 <신과 함께>를 만듭니다. 저희는 이게 드라마로 나오는 것에 대해선 굉장히 민감합니다. 영화라는 건 유료 콘텐츠기 때문에 무료로 보게 되는 드라마로 나갔을 때 저희로선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또, 뮤지컬 종사자 분들에게 좀 죄송하지만 ‘신과 함께’가 연극으로 나와서 뮤지컬 나와서 대박이 났다해도 그것이 영화 흥행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하지 않아요. 연극과 뮤지컬은 저희가 아무리 대단한 예산이 드는 영화를 만든다고 해도 막거나 제한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김홍준
제가 약간 돌직구 질문을 하겠습니다. 웹툰이 여기 계신 관객 분들처럼 많은 젊은 층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고, 저도 보면 정말 좋은 소재와 우리나라의 좋은 스토리텔러들은 다 웹툰으로 몰려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마치 20년 전의 영화계가 그랬듯이 젊은 재능들이 웹툰계에 많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반면, 웹툰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이른바 흥행한 경우가 거의 없었거든요. 많은 작품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요. 아마 예외가 있다면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있겠지만, 그것도 김수현 때문에 그러지 않았냐 하는 평도 나오곤 합니다. <신과 함께>도 웹툰을 원작으로, 더군다나 굉장히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에 있어서 많은 반대도 있었을 거 같은데, 어땠습니까?
원동연
그러니까 저희들이 보면 뭐, 한국에서는 판타지 장르가 안 된다, 한국에서는 하드코어 장르가 안 된다고 하는데, 사실 보면 판타지는 아무 잘못이 없고, 하드코어도 아무 잘못이 없거든요. 만든 이들이 잘못 만들어서 그게 인기가 없었던 거지, 장르가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웹툰을 영화화시키는 게 웹툰을 영화화하면 안 된다는 등가가 성립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까지 웹툰을 영화로 만든 친구들이, 죄송하지만, 잘 못 만들어가지고 이상한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생긴 겁니다. 다행히도 제가 제작한 <광해, 왕이 된 남자> 관객 수가 천만 명을 넘어가지고, 투자 유치에 있어선 제 힘이 제일 크다고 생각하고요. 웃어야 되는데 여긴 웃지도 않고. 그리고 저희 주연배우가 어쨌든 관객 수 천만을 달리고 있는 배우입니다.
김홍준
누군지 알려줄 수 있나요?
원동연
아직 누군지 얘기하면 안 되는데. ‘핫’한 배우입니다. 주연배우를 정해놨고, 다른 젊은 배우들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분들입니다. 뭐,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되어버린 프로젝트가 되어서 아마 CJ에서도 하기로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홍준
그 ‘신과 함께’ 공연 보셨죠, 원 교수님? 뮤지컬 공연으로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원종원
‘신과 함께’가 사실은 창작 뮤지컬 중에 굉장히 흥행에 성공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아까 원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 공연이 전석 매진 기록을 남겼습니다. 웹툰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무대로 만들어진 게 과연 재밌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말씀 드린 대로 거리두기가 효과적으로 이뤄진 작품이었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요, 제작을 했던 단체가 서울예술극단이었거든요. 이 극단은 가무극, 전통예술이나 춤사위 같은 걸 무대에 결합시키는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웹툰, 그 이야기의 구조, 매번 어떤 사건이 나왔다가 대충 풀리려고 하면 기다려야 하는 이야기 구조를 단시간에 기승전결 구조 안에서 효과적으로, 거기에 가무극의 특징, 한국적인 안무를 가미했습니다. 그리고 뮤지컬이다 보니까 노래가 나오는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는 것들, 거기에 조금 더 효과적으로 영상을 잘 활용했다는 것이 크게 어필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아무래도 웹툰을 좋아했던 마니아들 입장에서는 흔히 말하는 ‘싱크로율’이 굉장히 높았던 게 어필됐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아마 영화로 만들어지면 이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서 저는 더 기대를 하게 됩니다. 무대에서의 흥행 요인이 영화에서 똑같이 재현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2002년도에 <시카고>라는 뮤지컬 영화가 나왔습니다. 르넬 젤위거하고 캐서린 제타-존스 같은 배우들이 나와서 굉장히 큰 인기를 끌었죠. 그 당시에 영화가 개봉을 하니까요, 뮤지컬 ‘시카고’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공연이 되고 있었는데, 더 이상 관객이 찾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습니다. 영화가 흥행이 되면 될수록 뮤지컬을 보려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습니다.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영화의 문법과는 다른, 굉장히 미니멀리즘적인 무대의 모습, 그리고 거기에 밥 파시(Bob Fosse)라는 안무가의 안무스타일이 진하게 담겨있기 때문에 그랬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 원작이었던 무대가 궁금해지고, 무대를 보면 볼수록 영화는 어떻게 다르게 이야기 했는가가 궁금해지는 사례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김홍준
네, 지금까지 원 교수님께서 친절하게 뮤지컬과 영화의 관계에 대한 특강을 겸해서 말씀해주셨고, 또한 원 대표님께서는 솔직담백하게 다 본인 탓이 아니었나, 라고 그 밝혀주셨습니다. 사실 그게 틀린 말은 아니거든요.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나오는 것이고 그것이 이런 콘텐츠 산업, 더군다나 한국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이런 것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 고생을 하셨지만요. 이제 남은 시간 동안 또 다른 토픽을 제가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그 전에 나온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궁금한 게 있으시면 질문하시면 되겠습니다.
관객 1
네, 안녕하세요, 저는 스물두 살인 뮤지컬 공부하는 학생이고요, 저도 아무래도 뮤지컬에도 관심이 많고 영화에도 관심이 많은데, 그 장르마다, 말씀해주셨듯이, 특징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 뮤지컬에서 영화로 넘어 갈 때나 영화에서 뮤지컬로 넘어갈 때, 영화로서 가지고 있는 것과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제작자 입장에서 본인이 익숙한 장르에서 다른 장르로 넘어갈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시해야 하는지, 그 간극들을 어떻게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지 궁금해요.
원동연
제가 영화계엔 한 20년 정도 종사했지만, 뮤지컬은 접해본 지 얼마 안돼서 제가 감히 뮤지컬에 관해 언급한다는 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합니다. 뮤지컬은 사실 서사를 전달하는 매체가 노래잖아요. 영화에서의 음악은 스토리라인과 별로 관계없는 상황에서 하나의 요인으로 쓰이기도 하고, 영화에서의 노래라는 건 서사의 일부란 말입니다. 예를 들면 ‘삼거리픽쳐스’처럼 뮤지컬 영화를 표방하지 않고 <김종욱 찾기>처럼 뮤지컬의 어떤 소스를 영화화시킬 때는, 노래의 어떤 가사를 서사화시키는 것에 대한 정확한 계산이 서 있고, 그 안에 캐릭터 만들기라든지, 그런 것들을 시각화시킨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뮤지컬을 영화화하는 게 굉장히 어려울 것 같아요. 사실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 때 제작자 입장에서는 영화에 삽입됐던 오리지널 스코어나 스토리 라인을 어떻게 뮤지컬 스코어로 만들어갖고 관객과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것을 생각해야 하거든요. 이런 부분은 음악감독과도 고민해봐야 하고요. 무대구성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스토리라인입니다. 뮤지컬에서 플롯 구성이라든지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선 두 장르의 다른 점을 정확하게 캐치해서 그 장르에 맞게 해야 합니다. 영화는 영화답게, 뮤지컬이면 뮤지컬답게 만드는 게 관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홍준
네, 혹시 원 교수님 덧붙일 말 있습니까?
원종원
영화를 갖고 뮤지컬을 만들 때 영화의 단순한 재현에 머무는 경우는 없습니다. 뮤지컬을 가져다가 영화를 만들 때도 뮤지컬을 단순히 영화로 재현하기 위해서 만들진 않습니다. 단순한 재현을 한다면,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소스 멀티-유즈에서 유명한 원-소스를 확보하려는 건요, 출발점입니다. 출발점은 어디에 있냐면요, 멀티-유즈에 있습니다. 어떻게 멀티-유즈 할지. 원작에 있는 걸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빌리 엘리어트>가 뮤지컬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노래 중 하나가 ‘Grandma’s Song’이라고, ‘할머니의 노래’입니다. 영화를 보면 할머니는 그냥 노망 들린 노인으로만 나옵니다. 엄마의 무덤을 못 찾아서 딴 무덤에서 말씀하고 계시는, 손자가 빵을 몰래 가져왔더니 그걸 숨겨서 썩혀버리는 그런 모습으로만 등장하죠. 하지만 무대에서는 그 캐릭터가 갖고 있는 이야기가 노래와 춤으로 다시 보여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멀티-유즈화된 콘텐츠를 보면서 사람들이 열광하고, 그래서 영화를 다시 찾아보는 경험도 갖게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영화를 가져다가 무대에 올린 작품들은 영화의 재현에 머무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저는 그게 어떻게 보면 하나의 원-소스 멀티-유즈에 대한 착각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요. 경쟁력이 있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든 뮤지컬을 영화로 만들든 결국은 그 장르에 맞게 어떻게 멀티-유즈화 할 것인가에 완성도가 좌지우지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홍준
네, 그럼 두 번째 질문 받겠습니다.
관객2
안녕하세요, 저는 스물다섯 살, 졸업을 해야 되는데 아직 못하고 있는 학생이고요, 저는 어떻게 보면 지금 대답해주신 거랑 조금 비슷한 질문을 하겠습니다. 원 대표님이 ‘신과 함께’를 선정하신 결정적인 계기에 대해서 조금 궁금합니다. ‘탑(Top)5’ 안에 드는 작품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봤다, 라고 얘기를 해주셨는데 대표님께서 ‘신과 함께’를 영화화해야겠다고 결정하신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하고, 또 비슷한 질문이긴 하지만 방금 말씀하신 출발점을 정하는 기준이라는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웹툰을 보고 아, 이건 영화화 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하신 대표님만의 기준이 있으신지 그런 게 좀 궁금합니다.
원동연
운 좋게도 <미녀는 괴로워>를 만들고, <국가대표>를 기획하고, <광해 : 왕이 된 남자>를 만들다 보니까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되게 많이 합니다. 원 대표는 어떻게 영화를 선택 하냐, 너는 콘텐츠나 소스를 선정할 때 어떤 원칙이 있냐, 하고 묻는데, 저는 원칙이 없습니다. 내가 마음이 끌리면 프로젝트를 시행합니다. 그게 정말 솔직한 답인데 제가 어떤 원칙이나 구조(structure)가 있어서 이건 트렌드가 어떻고, 젊은 애들은 뭘 좋아하고, 이런 거를 분석하고 그런 성격이 아닙니다. 이상형 같은 걸 물어볼 때 좋아하는 여자 스타일이 뭐예요, 라고 하신다면 볼 때마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떨 때는 이런 스타일이 좋고, 어떨 땐 저런 스타일이 좋고. 이상형이 눈은 반달이고 코는 오똑하고 입술은 앵두 같고, 그런 여자 분이 있어도 마음에 안 들 수 있는 거고.

‘신과 함께’는 그냥 본능적으로 잡았습니다. 제가 ‘신과 함께’를 몰랐는데, 저와 함께 일하는 감독이 읽어보라고 했어요. 제가 웹툰을 쭉 본 다음에 ‘아, 이건 잡아야겠다.’, ‘이건 굉장히 내 마음을 움직인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걸 잡았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창작자(creator)라고 생각하고, 창작자의 피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창작자의 본능으로 ‘신과 함께’를 택했습니다. 만약에 제가 관객과 소통이 안 된다고 하면 은퇴할 생각이고요. 따로 어떤 원칙은 없습니다. 제가 만들어서 망한 영화도 엄청 많거든요. <마린보이>가 망했고, <마지막 늑대>도 그렇고. 저는 황정민을 너무 일찍 알아봤습니다. 지금 황정민이 천만 관객이 동원되는 작품을 연달아 두 번 하는데, 저는 황정민을 너무 일찍 알아봐가지고, 2003년도에 걔를 알아봐가지고 전국 18만 관객을 기록했거든요. 그리고 제가 안 한 영화가, 저보고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어, 이거 나는 너무 재미없다”해서 안 한 영화가 <최종병기 활>입니다. 그것도 저에게 제안이 왔는데 안 했기 때문에 저는 그냥 제 느낌대로 만든다는 게 솔직한 대답인 것 같습니다.
원종원
흥미롭게도요, 뮤지컬 분야도 이 부분에 있어서 비슷합니다. 세계적인 흥행작을 낸, 우리나라에서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타이틀로 알려진 작품을 제작한 사람은 한 사람입니다. 영국인 프로듀서인 카메론 매킨토시라는 사람인데요, 제가 기자생활 할 때 그 사람을 만나서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캣츠’와 같은 작품들을 프로듀싱하게 됐냐고.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했냐고 물어보니 원 대표님과 똑같은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나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작품을 좋아한다. 나중에 내가 좋아서 한 작품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그때 나는 은퇴할 것이다”라고 해서 굉장히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똑같은 거 같습니다.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장르는 다르지만 창작에 있어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서 흥미롭습니다.
김홍준
그 말씀 들으니까 생각나는 것이, 제가 한 10년 전에는 진짜 외국에 나가면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영화가 갑자기 막 좋아졌다고 생각해서 비결이 뭐냐, 라고 하기에 그냥 우리가 운이 좋나보다,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 보니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만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 이런 거 만들고 싶어, 저 사람과 일해보고 싶어, 이런 거 만들면 관객들이 좋아해주겠지, 하는, 이렇게 장르 자체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있을 때 결국 거기에서 산업도 발전하는 것 같아요. 물론 산업은 합리적으로 계산해야 하고 철저하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 콘텐츠 산업이라는 것의 재밌는 점이 그것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는 거거든요. 만약 자본이나 계획만으로 모든 게 다 해결된다면 할리우드가 전 세계를 장악하고 영화도 끝났겠지요. 할리우드에서도 가끔 ‘망작’이 나오잖아요. 그게 인간들이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한 20년 전에 한국영화가 막 역동적(dynamic)인 움직임을 보일 때 느꼈던 것들을 요즘에 제가 만나는 뮤지컬 쪽에 계시는 젊은 분들에게서 많이 느껴요. 더더욱 한국영화가 어쩌면 약간은 산업적으로 한국이라는 틀 속에서 뮤지컬보다 선배라면 선배인데, 그렇게 축적된 노하우나 시행착오를 겪으며 생긴 경험을 뮤지컬계와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제를 진행하면서도 그런 쪽의 역할을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일단은 사람들이 서로 만나야 하거든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서 한국영화가 아시아 영화와 만나고, 칸 영화제를 통해서 세계영화와 만나는데, 이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단순한 영화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와 뮤지컬이 사람 대 사람으로서, 전문가들은 전문가들대로, 관객들은 관객들대로, 팬들은 팬들대로 만나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을 했고, 어제와 오늘 그게 가능하다는 걸 조금씩 느끼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가장 뜻 깊은 두 분을 모시게 된 거고요. 두 분 오늘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저희가 다음 리허설 때문에 이 공간을 비워야 해서 포럼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질문 겸해서 마무리 말씀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질문하시는 분은 본인 소개를 좀 해주시죠. 나이는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관객3
네, 안녕하세요. 저는 충무아트센터의 김희철 본부장이라고 합니다.
김홍준
뮤지컬 프로듀서이기도 하시죠.
김희철
저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만든 사람입니다. 어, 저는 앞으로 이 충무로뮤지컬영화제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제가 만든 뮤지컬인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내년도에 만들 뮤지컬인 ‘벤허’를 상품화를 시키고 난 다음에는 이런 작품들을 뮤지컬 영화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항상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하고 있거든요. 한국에서 뮤지컬 영화가 지금까지 거의 만들어져본 적이 없잖아요. 원 프로듀서님 생각에 그 이유가 무엇이며 앞으로 그런 것들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영화 제작자 입장에서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원동연
경쟁자에게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영화를 제작하시겠다고요? 그냥 뮤지컬계에 계시면 안 되실 지요? 아까 농담처럼 말씀드렸는데, 그 판타지 장르가 안 된다고 판타지 장르가 잘못한 게 아닙니다. 저희 영화인들이 징크스가 많았는데, 요즘은 징크스라는 게 없거든요. 같은 시기에 천만 영화가 두 개 나올 수 없다, 1년에 두 개 나올 수 없다, 라고 하는 건 다 의미 없는 이야기입니다. 애들이 돈이 어디 있어서 영화를 두 개 세 개 보냐, 했지만 올해 한국영화 분위기를 보면 1200만 관객이 보는 작품이 있을 거고, <베테랑>은 지금 속도로 가면 <암살>보다 더 높은 스코어를 낼 것입니다, 저희가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사도>가 또 한 천 만 관객이 들 거 같은 분위기고. 어떤 징크스도 그 콘텐츠가 갖고 있는 힘보다는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뮤지컬 장르의 영화 장르가 안돼서 충무로에선 야, 뮤지컬 영화들이 안 될 것이다, 했지만 <레미제라블>이라든지 <맘마미아> 같은 것도 관객 수가 5백만이 다 넘었어요. <겨울왕국>도 어떻게 보면 거의 뮤지컬영화를 표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이런 토양의 시장에서 뮤지컬 영화가 안 된다, 라는 등가는 절대 성립할 수 없는 거고 단지 새로운 것(something new, something fresh)이 나오면, 한국 뮤지컬 영화가 조금 덜 치열한 블루오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에서 뮤지컬 영화가 안 된다는 생각은 절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겠죠. 지금은 일단 <신과 함께>를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홍준
원 대표님께서 영업 비밀을 끝까지 밝히지 않으셨는데요, 방금 말씀하신 내용들이 아마 내년 포럼의 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원 교수님께도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종원
네, 뭐,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효과적인 거리두기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방금 김희철 본부장님께서 말씀하신 ‘벤허’가 영화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졌다가, 다시 한국산 뮤지컬이 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그런 변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다만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원-소스 멀티-유즈의 관건은 멀티-유즈에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효과적인 거리두기를 하고 어떻게 그것들을 다시 보는 재미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따라서 얼마든지 지금 갖고 계신 꿈도 실현 가능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 영화는 흥행이 잘 안 된다’라고 하는 것 자체가 선입견이자 편견입니다. ‘뮤지컬'이라고 하면 가난하고 배고픈 예술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고 했지요. 지금은 ‘뉴욕타임즈’를 보면 한국 뮤지컬 때문에 깜짝 놀란다는 기사를 볼 수 있거든요. 시장의 너무 빠른 성장 때문에. 유명한 원 소스를 가져다가 뮤지컬을 만들어서 망한 경우가 뮤지컬에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스파이더맨’입니다. 음악을 ‘U2’의 보노가 만들었고요. 연출은 줄리 테이머라는 ‘라이언 킹’을 만든 연출가가 맡았습니다. 제작비요? 우리나라 돈으로 820억 원이 들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 뮤지컬이 제작비의 5분의 1도 못 건지고 망했습니다. 효과적인 거리두기가 잘 안 된 경우였기에 그랬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 뮤지컬, 그리고 뮤지컬 영화는 효과적인 거리두기를 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더한다면 또 하나의 새로운 한류로 부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계속 박수 보내고 응원할 것입니다.
김홍준
오늘 말씀 통해서 앞으로의 포럼에서 계속 다루게 될 많은 힌트를 얻은 것 같고요, 바쁜 시간 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고 와주신 관객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작은 출발이지만 아마 큰 결과로 갈 것을 믿으면서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